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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방광염, 요도 폐색, 요도 조영술 치료 과정 공개 - 2편"

by GoldBlue 2023. 11. 28.

 



  처방약을 하루 먹이고 지켜봐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점점 더 힘이 없어지는 게 눈에 띄게 보인다. 그러던 중 와이프 지인이 아는 동물병원을 추천해 주었다. 원장 선생님이 많이 안 받을 테니 당장 데리고 오라고 하신다.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 밖에 안 되어 한걸음에 달려갔다. 역시나 또 요도 페색, 응급으로 막힌 요도를 뚫고, 또다시 카테터 시술을 했다.  선생님께 비용이 감당이 안 되어. 앞으로의 치료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점을 이야기하니 의사 선생님도 이해를 하신단다. 그래도 이제 3살이니 너무 어리다. 조금 더 기회를 주자고 하신다. 선생님 의견에 또 다시 한번 더 치료를 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나마 비용을 할인해 주셔서 카테터 시술, 초음파, 약 값 비용으로 19만 원 정도 지출을 했다. 며칠간 카테터를 착용하고 있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카테터를 빼지 않고  기저귀를 채우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진작에 입원을 안 해도 되는 거였으면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참 무지가 무섭다. 

 

 

 참고로 가정에서 카테터를 착용하면 기저귀를 입혀야 한다. 카테터 관을 방광에 연결하는 것이라 방광의 오줌이 줄줄 나오기 때문이다.

 

 

 

 5일 정도를 그렇게 보내고 난 뒤, 다시 병원을 찾았다. 참 감사하게도 명절 이틀을 제외하고는 빨간 날임에도 병원 문을 여신다. 초음파 촬영에 들어갔다. 역시나 결석들이 카테터 안과 밖에 자리 잡고 있다.  결석 제거 수술을 해도 100% 제거가 어렵다고 하신다. 카테터를 빼고 그냥 데리고 갈지, 수술을 할지 결정하라고 하신다..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게 너무 힘들고, 입이 안 떨어진다.. 하루만 더 생각할 시간을 요청하고, 카테터는 그대로 달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매번 치료비를 댈 수가 없다. 너무 아끼고 사랑하지만,, 더 이상 치료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어느 누가 최소 200만 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또 댈 수 있을까? 사람 수술 비용도 이렇게 나오지 않을 텐데...(물론 보험이 적용되어서긴 하지만.) 

 

 


 하루 동안 더 고민을 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고 하신다.  카테터를 빼고 압박 배뇨를 하고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신다.  
 오전에 냥이를 데리고 가서, 카테터를 제거하기 전에 소변이 나오는지 간단하게 확인을 하고, 카테터를 제거하였는데, 카테터를 뺄 때 결석이 걸리는 느낌이 있다고 하신다. 카테터 시술을 다시 한지 5일도 안 되었는데. 이미 그놈의 결석이 요도 주변으로 내려와 있다. 카테터를 계속 착용하고 있을 수도 없어서. 일단 제거 후 압박 배뇨에 들어갔다. 처음에 찔끔 흘러나오더니, 다행히 약한 물총처럼 쭈욱 나온다. 이렇게 여러 번을 반복하고 나서 처방 사료를 2주간 먹여보며 지켜보기로 했다. 

 그렇게 또 3일 정도 지났다. 하루 이틀 정도는 소변 양이 꽤 되기도 하고, 기운도 차려서 살려나 보다 싶었다. 3일째 되는 오늘은 소변양이 또 줄었다. 불안하게 살짝 혈뇨가 섞인 거 같기도 하다. 제발 아니기를 바라며 또다시 소변을 보기를 기다리고 있다. 5일쯤 지나고 소변을 거의 못 눠서 결국 또다시 병원을 찾았다.


 선생님께서도 보호자 분이 많이 지친 거 같은데. 어떻게 할지 결정을 했는지 물으신다. 안락사는 못 시켜주신다고 하시며.. 선생님께서도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신다고 한다.
 잠시 밖에서 대기하면서 기다리다 보니 생각이 이랬다 저랬다.. 생명을 가지고 안 좋은 결정을 내린다는 게 정말 쉽지 않다.


 너무  감사하게도 선생님께서도 이곳저곳 알아보신 듯하다. 선생님께서는 요도 조영술에는 자신이 없으시다고,  아시는 병원에 가서 요도 조영술을 해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을 해 주신다. 그동안 치료가 잘 안 되어 의무감도 있고 해서.. 비용은 최대한 저렴하게 해주신다고 한다.
오늘은 토요일이고, 월요일 공휴일도 있어서 일단 한번 더 카테터를 하고, 그동안 고민을 좀 더 해보시라고 하신다. 
 집에 돌아와서 와이프와 상의해 본 결과.. 우리 형편에 또 1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쓰는 게 맞냐는 현실적 문제.. 맞다. 현실적으로는 더 이상 병원비로 지출은 우리 가족의 생활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 고양이가 살 운명인지. 이번달 사업 소득이 꽤 된다.. 그리고, 와이프도 마음이 아픈지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학 한 번 더 기회를 주자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께 요도조영술 진행 의사를 말씀드리고, 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선생님께서 요도조영술을 잘하는 다른 지인 병원에 데리고 가서 수술을 하고 데리고 오신단다. 병원 방문 때마다 항상 손님이 많아,, 항상 바쁘신데도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치료해주시니.. 너무 천사 같은 수의사 선생님이시다. 비용도 다 포함해서 130만 원으로 해주신단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비용이지만 이게 어디인가? 이런 곳은 전국 어디를 찾아봐도 없을 듯하다.

  그렇게 수술을 진행하기로 하고, 고양이를 맡긴 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저녁 무렵에 전화가 왔다. 수술은 잘 되었고, 내일 면회를 오라고 하신다. 정말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다음날 오전 일찍 동물 병원을 갔다. 생살을 가르는 수술이었으니.. 얼마나 아팠는지.. 잔뜩 위축되어 있었다.

입원 케이지 안에서 날 보더니 꼬리를 치켜세운다. 머리와 목을 쓰다듬으니 이내 사교성 좋은 고양이로 돌아왔다. 수술 후 요도 협착이 되지 않게 카테터를 요도에 삽입 하고 있었는데. 밥도 잘 먹고, 소변도 잘 나오고 있다고 하셨다. 한 3일 정도 입원을 더 하고 데리고 가라고 하신다. 이날이 토요일이었는데.. 일요일에도 나오셔서 살펴보신단다.. 여기서 또한 번 감동.ㅠ,.ㅠ 이곳 수의사 선생님은 정말 본인 고양이 대하듯 돌봐주신다. 

 다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화요일에 병원을 다시 찾았고, 수술받는다고 고생한 귀염둥이를 퇴원을 시키고 집으로 데려 왔다. 아직 수술 부위 주변에 피멍이 들어있었지만. 예전과 같은 기력을 회복한 듯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많은 돈을 지출했지만.. 만약 수술하지 않고, 안락사를 시켰다면 정말 큰 후회를 할 뻔했다. 당시에는 돈이 자꾸 눈에 밟혔지만.. 이렇게 한 목숨 살렸다고 생각하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런. 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퇴원 후 이틀 또 소변을 잘 못 눈다.. 다시 병원을 찾았다.

 원장선생님께서도 이렇게 자주 막히는 걸 보고 난감해하신다. 수술 부위 협착을 막기 위해 삽입해 둔 카테터가 결석으로 막혀서 소변이 안 나온다고 하신다. 삽입해둔 카테터에 결석이 걸려서 소변을 못 누니. 빼고 데려가라고 하신다. 그런데, 집으로 와서 이틀이 지나니 소변을 아예 못 눈다.

 

 다시 병원에 데리고 갔다.  선생님께서 "또 막혔어요?" 하신다.ㅠ,.ㅠ  

근데, 이번에는 뭔가 증상이 다르다고 하신다. 요도 협착이 온 것 같다고..

자꾸 막히는 것 때문에 요도 협착을 막기 위해 최소 2주 동안은 끼고 있어야 하는 삽입 관을 뺀 게 큰 실수였다.  

 조치 후 연락을 할테니.. 고양이를 맡기고 가라고 하신다.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치료 과정이다. 정말 산너머 산이다.

 

 오후에 원장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요도 협착이 와서 재수술을 하셨다고..... 현재까지는 밥도 잘 먹고 괜찮은 거 같다고... 3일 뒤에 데려가라고 하셨다. 

 

 3일 뒤에 동물병원을 다시 찾았다. 수액을 맞고, 오줌을 잘 눠서 그런지.. 기력이 좋아진 것 같다.

원장 선생님께서도 " 고양이가 왜 이렇게 순해요?!! ", " 얘는 고양이가 아니에요." 하신다.ㅎㅎ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치료를 받았는데도, 너무 순하다고, 다른 고양이 같으면 못 버텼다고 하셨다.

 

막히면 또 찾아오라고 하시면서, 이번에는 2주 동안 카테터 관을 빼지 말자고 하신다. 

   

 이번에는 항생제를 먹어서 그런지 기저귀를 차고 있는 동안 설사를 많이 한다. ㅠ,.ㅠ

하루에 3~4번 설사를 뒤처리 하는 일이 참 고난스럽다.  여기에 소변 색이 붉다..

항생제를 먹고 있으니 하루 이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소변이 잘 안 나오는지 또 꼬리를 부르르 떤다. 소변 양도 많지 않고, 피가 계속 섞여 나와서 원장 선생님께 전화를 하고, 또다시 병원을 찾았다.

  카테터 관을 통해 소변 밀어내는 치료를 하고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번에는 좀 괜찮아야 할 텐데...

 

 다행히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혈뇨도 점점 줄고, 기력도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이제는 기저귀를 차고도 집안도 구석구석 잘 돌아다니고, 마중도 잘 나온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원장선생님께서 실밥 풀러 오라고 전화를 주셨다. 

드디어 실밥을 제거하고, 요도 협착을 막기 위한 카테터 관을 뺐다.  내가 속이 다 후련하다.

 기저귀를 차지 않아도 되고.. 나도 덩달아 뒤처리를 해주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다. ㅎ 설사 뒤처리하는 거 너무 힘들다.ㅜ,.ㅜ

 

 

그. 러. 나.. 여기서 끝나면 아쉽 ㅠ,.ㅠ  다 끝난 줄 알았던 요로 막힘 또 그 증상이 나타났다. 혈뇨가 드문드문 보이고, 소변 양도 너무 작다.. 이제는 병원을 찾는 게 너무 죄송스럽다.. 수술 이후부터는 약값이며, 진료비며 하나도 안 받으시고,, 공짜로 다 해주셨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초음파를 해보니 방광에 소변이 그렇게 많이 차 있지 않다고 하신다. 그래도 막힌 거 같아서 온 거니까  결석을 밀어내고, 수액을 맞혀 줄 테니.. 두고 가라고 하신다..

 매번 병원을 찾을 때마다 정말 감사해서 어찌할지를 모르겠다. 우리 냥이가 거의 한 달 동안 막히고 뚫고를 반복하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정말 순하게 잘 버텨주었고, 천사 같은 수의사 선생님까지도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정말 살 운명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마지막 퇴원 후로 결석으로 인한 막힘 없이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참 신기한 게 둘째 냥이가 오빠가 병원에 있을 때는 그렇게 울면서 쫓아다녔는데.. 오빠 냥이가 다 낳고 나니, 울지도 쫓아다니지도 않는다. 서로 무심한 척 지내지만 정말 의지를 많이 하고 있구나~

 

 참으로 긴 한 달이 었다. 울 냥이도 정말 힘든 치료와 수술을 하면서도 정말 순하게 잘 이겨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도 " 왜 이렇게 순해요? 이런 고양이는 처음 봤다면서, 강아지도 이렇게 버티지 못한다고..^^;" 

 

 천사 수의사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우리 첫째 냥이는 지금 함께 있지 못했을 것이다. 정말 천운이다.. 많이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거의 한달 동안 우리 첫째 냥이에게 매달려 주셨다. 이 은혜는 꼭 두고두고 갚아야겠다.

 

 

 

 

 

이번 경험으로 깨달은 지식들 

 

1) 2차 병원은 충분히 여기저기 전화해서 알아보고 가기 

2) 팻 보험 가입 

3) 각각의 종류의 애완동물이 잘 걸리는 병에 대해 미리 꼼꼼히 파악해 두고, 좋은 식습관 유지시키기 

4) 영양제 및 결석 사료를 제공. 결석으로 인한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기 

5) 비뇨기 관련 영양제 먹이기 (시스테이드)

6) 애완동물을 입양해서 올 때에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건을 신중히 생각하고 입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