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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고양이 방광염, 요도 폐색, 요도 조영술 치료 과정 공개 - 1편"

by GoldBlue 2023. 11. 28.

 

 

 우리 집 고양이에게 요도 폐색이 왔다.


 처음에는  방광염이겠거니 방광염 약을 처방받아 먹였다. 그런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소변을 화장실이 아닌 집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지리고 다녔다. 이상하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고양이를 따라다니며 닦기를 반복하며 하루를 더 보냈다. 그런데 다음날 고양이 상태가 심상치 않다. 이제는 아예 드러누워서 있는데도.. 소변이 줄줄 세는 듯하였다. 소변 안 나와서 아픈지 꼬리를 부들부들 떤다.

부랴부랴  다시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Xray 모니터 결과 슬러지가 오줌 나가는 길을 막아서 오줌을 못 누는 요도 폐색이 온 것이었다. 동네 동물 병원에서 1차적으로 요도 뚫는 시술을 하였는데. 이게 잘 안 뚫린단다. 잘못하면 요도 파열이 올 위험성이 있다고. 2차 병원으로 바로 가라고 한다.
 처음 동물을 키우면서 큰 병으로 병원을 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너무 당황스러웠다. 2차 동물병원은 또 뭐지? 그동안 2차 동물병원이라는 단어를 접해 볼 기회가 없었던지라.. 모든 게 다 낯설고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또 병원비는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사랑하고 너무나 아끼는 고양이지만. 지레 덜컥 걱정부터 들었다. 동네 병원 의사 선생님에게 대략적인 비용을 물어보니  80~ 100만원 정도 나올 수 있고, 요도가 파열되면 200 만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했다.
 100 만원까지는 큰 마음 먹고, 어떻게 될 거 같아 부랴 부랴 2차 병원에 전화를 해서 당일 예약을 잡고 서둘러 찾아갔다. 

 

 2차 병원에서 다시 초음파, xray 진료를 했고. 그 결과 요도 폐색 확진을 받았다.  방광 안에는 결석이 많이 보였다. 혈액 검사 결과 다행히 신장에 무리는 없었다.  그런데, 슬러지 형태가 아닌 칼슘 성분의 결석이 방광 안에 많이 보인다고 한다. 일단은 요도 폐색이 왔기 때문에... 막힌 오줌 구멍을 뚫고, 요도 카테터 시술을 해야 한단다.  

 

그런데 2차 병원이라 그런지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당일 처치 비용과 입원 비용을 합해서 6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리고 입원을 3일 동안 해야 한단다. 입원비만 하루에 25만원.. 여기 병원은 비싸도 너무 비싼 감이 들었다. 짧은 지식과 경험으로 너무 많은 비용을 쓰는 게 아닌가.. 애완묘를 키우면서. 병으로 인한 지출을 감안하지 못한 게 참 아쉽다.
 고양이는 어릴 때 잔병이 거의 없어서 방광염이니 요로 결석이니, 이런 지식을 접할 수가 없다. 대부분 이미 아프고 나서 이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게 될 것이다. 너무 안일하게 대처를 해왔던 게 이렇게 큰 지경이 돼버렸다.  
수의사 선생님께서 수컷 고양이는 요도 지름이 너무 좁아서 칼슘형 결석은 빠져나올 수가 없고, 한번 생기면 또 언제 막힐지 모른다고 한다. 결석 제거 수술은 근본적인 대처법이 아니라 요도 조형술을 추천하셨다. 하지만, 수술비가 대략 180, 입원비가 대략 225만원(5*25만) ... 합치면 대략 405 만원이 된다. 멘붕...
요도조형술을 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안 된다고.. 언젠가 또 막힐 것이고, 그러면 매번 카테터 시술을 해서 요도를 뚫어야 한다고 하신다. 

 여기서 갈등이 생긴다. 부모님 병원비도 제대로 못 보태주고 있는 마당에. 고양이 치료비로 이만큼 지불하는 게 과연 옳은 행동인가... 아무리 애묘라도 400이 훌쩍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치료를 해야 하나.. 윤리 의식과 현실적은 문제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게 너무 머리가 아프다.


 수술 비용은 현실적으로 너무 무리다 싶어, 카테터 시술 및 입원 3일 후 퇴원 130만원 가량의 치료비와 비뇨기 관련 사료를 구입하고 나니 14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2차 병원 오기 전 병원비까지 합치면 거의 150만원. 정말 후들후들하다. 
  3일 후 정상 소변을 본다는 연락을 받았고, 요도 조형술을 하지 않으면 또 막혀서 병원을 찾을 확률이 높다는 걱정을 뒤로 한채. 집으로 데리고 왔다.

 

 

 불안감은 불안을 낳는다고.. 집에 온 첫날부터 소변량이 시원찮다. 이틀이 지나기까지 계속 찔끔찔끔 한다. 다시 병원을 가기에 앞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거저것 정보를 찾아보았다. 카테터 시술 후  2주 후에 소변을 제대로 보았다는 글을 보고 잠시 희망을 가져본다. 이런저런 정보를 통해 각종 비뇨기 관련 영양제를 주문하였고, 언젠가 괜찮아지겠지 하고, 이틀을 더 기다려 보았다. 그런데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것 같다. 기운도 없고, 잠만 자려고 한다.

 앞선 2차 병원은 비싸도 너무 비싸서..  부담을 덜기 위해 조금이나마 비용이 저렴한  2차 병원을 검색 후  병원을 찾았다. 여기는 요도 조영술이 수술비용, 입원 비용해서 최소 180이랜다.. 그나마 앞서 찾은 병원에 비해 거의 반값이지만.. 선뜻 180만원 이상을 또 지불할 수가 없다.  수의사가 일단 처방약 복용과 관리를 통해 치료를 진행해보자고 한다.  그렇게 해서 또 검사비와 약값으로 20만원을 지불하고 집으로 왔다. 일주일 사이에 거진 200만원을 원비로 지출했다. 제대로 된 수술을 한 것도 아니고 검사와 시술만으로 200만원을 썼다. 참 어이가 없다. 애초에 지식이 있었다면.  여러 병원을 알아보고 치료를 진행했다면.. 그냥 길에 버린 200만원으로 수술을 시켜줄 수 있었을 텐데.. 참 바보 같은 행동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